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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텅 빈 학교 운동장에 남은 흔적

by 명천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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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학교 운동장을 채운 것

날씨가 심상치 않다. 한여름 같았으면, 소나기라고 퍼부을 분위기이다. 잠잠하던 바람도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강하게 몰아치기고 한다.

 

따뜻하게 느껴지던 봄바람은 어디론가 떠났는지, 갑작스러운 찬바람에 옷깃을 올리게 한다. 이렇게 가끔 봄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힘차게 그네를 타던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간다. 운동장에 끝까지 남아서 축구하던 아이들도 하나둘씩 가방을 챙기고 있다.

 

재미있게 놀던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던 운동장은 잠시 적막해지고, 텅 비었다. 운동장도 쉬는 시간이 되었다. 

구름
하늘을 덮은 구름
운동장
텅 빈 운동장

텅 빈 운동장 가로 몇 바퀴째 돌고 있다.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흙도 부드러워지고 맨발걷기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 되었다.

 

꽃봉오리 나오기 시작하던 벚나무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따뜻한 햇볕 조금만 더 받으면, 절정의 순간이 올 것 같다. 울타리에 기대고 있는 노란 개나리도 울타리 구멍사이로 모습 드러냈다.

 

벚나무와 개나리는 각각 자신의 때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피어야 할 때, 져야 할 때를 잘 알고 그 때을 맞춘다. 

맨발걷기
맨발걷기
벚꽃
벚꽃
개나리
울타리 밖 개나리

늘 운동장을 빨리 걷지는 않는다. 오히려 거북이 걸음이다. 걷다가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스트레칭을 하기도 한다.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해를 쳐다보기도 한다. 

 

가끔 운동장 바닥에 걸린 그림 감상을 하기도 된다. 자동차를 갖고 싶어서일까. 멋있게 그려 놓았다. 위에 있는 그림은 해석이 되지 않는다.

 

안경일까. 아이들의 상상력은 틀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다. 틀에 갇혀버린 자신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림
어떤 그림일까.
자동차-그림
자동차 그림

때때로 야구를 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그런데 운동장에 공을 놓고 갔다. 잊고 간 것은 아닐까. 내일 다시 올 생각으로 그냥 두고 간 것일 수도 있다.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수도가에 작은 수로를 만들었다. 홍수가 났는지 물 가득하다. 오랫동안 쓸 물을 받아놓은 것일까. 

 

텅 빈 학교 운동장은 텅 비어있지 않다. 하루종일 재밌게 놀고 간 아이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맨발로 걷고 있는 이 순간에 심심하지만은 않다. 

 

종종 찾아오는 학교운동장의 모습이다. 다음에는 어떤 흔적이 남아있을까. 거북이 걸음으로 가다 보면, 그 흔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야구공
야구공
운동장-수로
운동장에 만든 수로

 

2023.03.08 - [분류 전체보기] - 맨발로 걸어라, 땅이 주는 치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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