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많은 비바람을 몰고 온 태풍 '카눈'이 소멸되었다.
매우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지역에 따라 상당한 양의 비를 뿌렸다.
태풍은 육에 상륙하면서 힘이 빠졌다.
상륙 전날과 당일 오전 빼고는 큰 탈 없이 지나갔다.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간 날, 공원 산책로를 찾아가본다.
폭염 속에 지쳐있던 공원은 힘을 되찾았다.
태풍 '카눈'이 주고 간 선물, 공원 산책로 물속 맨발걷기
산책로는 아직 빗물로 촉촉하다.
나뭇잎은 그 어느 때보다 싱그러워 보인다.
신발을 벗어놓고 맨발걷기를 시작한다.
아직 태풍의 여파로 계속 바람 분다.
공원 끝자락 조금 지대가 낮은 곳, 물 고였다.
지난번 호우 때도 물이 많이 고여 있었다.
맨발걷기 최고의 장소를 만났다.
공원 끝에서 끝까지 왕복했었는데, 오늘은 물속에서 맨발걷기를 한다.
푸른 잔디는 잠수하고 있다.
올해는 잠수 기간도 길고 횟수도 많다.
물 속에 잠긴 나무들은 어떨까.
폭염보다 더 좋아하지 않을까.
발목까지 덮은 물속은 시원하다.
발등까지 오는 낮은 물은 구름 사이로 비친 햇빛에 달구어져 미지근해지기 시작한다.
그늘 속 물은 그래도 시원해서 좋다.
계속 불어와 스쳐가는 바람결은 시원함을 더해준다.
물속에 서서 나뭇가지 속을 들여다보니, 열매 맺기 시작한다.
호우와 폭염, 태풍을 이겨내고 열매는 속을 꽉 채울 것이다.
나무 가지 높이 보이는 하늘은 더 푸르게 보인다.
태풍 카눈은 여름을 한 발짝 더 밀어낸 것 같다.
그만큼 가을은 더 가까이 온 듯하다.
맨땅에서 맨발걷기보다, 물속에서 맨발걷기는 발을 더 편하게 해 준다.
걸을 때 뿐만이 아니라, 걷기를 마친 후에도 편하게 해 준다.
우연히 공원 산책로 물속에서 맨발걷기를 마친다.
그 어는 곳보다 물 속 맨발걷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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