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을 나서는 순간부터 눈에 보이는 것이 무엇일까. 봄꽃세상이다. 아파트 단지 도로 옆 벚꽃도 만발했다.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경쟁이라도 하듯 활짝 피었다.
봄 꽃 세상, 공원에 핀 꽃들
일주일 만에 만난 분에게 벚꽃 핀 것을 보았느냐고 물으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 직장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면, 온통 마음과 몸이 그곳에 있게 된다. 그러니 꽃을 볼 수가 없다. 꽃은 고사하고 봄이 왔다 가는지 조차 느끼지 못하고 산다.
그래도 꽃은 피고 진다. 봄은 가까이 왔다가 소리 없이 떠난다. 누가 보든 안 보든 관계없이 느끼든 못 느끼든 상관없이 그렇게 흘러간다.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바쁘지 않더라도 꽃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 관심이 다른 곳에 있어 계절의 흐름에 무관심할 수도 있다. 꽃피고 지는 것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일찍 핀 산수유와 매화, 심지어 벚꽃 중에서도 이미 지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옆에 있는 나무는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고 말았다. 나무마다, 꽃마다 각기 피고 지는 때가 이렇게 다르다. 어떤 목련은 지금 막 피기 시작한다.
미세먼지도 없어지고 맑게 갠 오후에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공원을 지배하고 있는 꽃은 무엇일까. 꽃구경하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벚꽃이 대세인 것 같은데, 의외로 다른 꽃이 보인다. 지난주에 새싹이 조금 올라오는 것을 봤었는데, 벌써 활짝 피어 자랑하고 있다. 조팝나무 꽃이다. 공원 둘레 곳곳에 피어 예쁘게 장식했다.
꽃핀 곳에 다가가니, 꽃 향기가 진동한다. 꿀이 담긴 뚜껑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은은한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진다. 자연만이 전해주는 고유의 냄새이다. 꽃은 벌을 끌어 모으듯, 사람도 끌어당기는 듯하다. 꽃 모습을 보고, 꽃 향기를 맡고 꽃 앞에 발걸음을 멈춘다.
저기 노란 꽃이 보인다. 황매화 나무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른 봄부터 나무줄기에 물 오르더니, 드디어 꽃을 피웠다.
저기에도 붉은 색깔이 보인다. 박태기나무이다. 가지마다 수많은 꽃봉오리 보인다. 밥알 모양과 비슷한 꽃이 피기 때문에 박태기라고 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나무라고 불린다고 한다. 밥알처럼 생긴 봉오리가 색깔이 곱기도 하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짧은 기간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소리 없이 떠나간다. 바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고개를 잠시 돌려보면, 예쁜 봄꽃이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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