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그친 후 밖으로 나가보자
오랜 가뭄이 계속되었다.
올 때도 된 거 같은데... 일기예보를 쳐다보기도 한다.
언제 비가 오려는지, 애를 많이 태웠다.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참 반가운 비였다.
땅도 나무도 모두 즐거워하는 듯하다.
아직도 하늘은 구름으로 덮였다.
비가 더 오려는지, 더 왔으면 좋겠는데, 기대를 저버리고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늦은 오후 밖으로 나갔다.
비가 그친 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했는데, 찬바람 계속 불어댄다.
좀 더 두툼한 옷을 걸치고 나올걸. 공원 지나 천변으로 내려섰다.
촉촉한 봄비에 눈에 띄게 달라진 버드나무
천변을 지나면서 가장 많이 눈길을 끄는 버드나무가 있다.
그 앞에 서면 늘 발길을 멈추고 바라본다.
오늘도 그랬다.
봄비 맞더니 더 푸른 빛 더해졌다.
불어오는 강풍에 축 늘어진 가지 이리저리 춤춘다.
너무나 잘 추는 춤에 끌려 가까이 다가서 봤다.
솟아나온 잎사이로 버들강아지 도 쏙 튀어나왔다.
후에도 멋있겠지만, 이때쯤 연한 녹색을 띤 모습도 예쁘다.
강풍에 구름도 사라지나 보다.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해 잠시 반짝 빛난다.
버드나무 잎은 더 빛을 발하고, 반대편 버드나무 천변 물속에 잠겼다.
공원에서 봄소식을 전해주며, 뽐내고 있던 산수유는 절정을 지났다.
활짝 핀 매화도 강풍과 봄비에 나무 아래 꽃잎 쌓아간다.
그래도 버티며 모습을 잃지 않고 강풍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매화, 아직까지는 봐줄 만하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씨에 밤새 추위에 떨고 있을 것 같다.
피어나던 개나리도 한파에 겁 먹었는지 몸을 움츠리기 시작했다.
내일만 지나면, 괜찮을 거 같은데... 내일이 고비이다.
그러면 개나리도 다시 기지개를 활짝 켜고 나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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