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일상, 맨발걷기
매일 반복되는 일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일이 하나하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생존을 위해서 하는 일은 물론, 즐거움을 누리는 일과 무료함을 달래려 하는 일도 모두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루의 일상 중 중요한 목록 중 하나가 맨발걷기가 되었다. 어디에 있든 상황에 맞춰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산에서 좋은 흙이 보이면, 맨발산행이다. 공원에서 좋은 흙길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맨발걷기를 한다.
오늘은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오후에 공원으로 나갔다. 늘 맨발걷기하는 길, 똑같은 코스이다.
신발을 벗어놓고, 아주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오가기를 반복한다.
따뜻하게 느껴지던 햇볕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모자를 쓰지 않고 걷고 있으니, 뒤통수가 뜨거워진다.
벌써 나무 그늘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었나 보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잠시 햇빛을 피하기도 한다.
공원 산책로에서 맨발걷기를 하면 좋은 일이 하나 있다. 넓은 공원에 활짝 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벚꽃, 이팝나무, 황매화, 민들레 등 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지금은 어떤 꽃이 대세일까. 넓은 잔디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토끼풀이다.
잔디밭에서 쓸데없는 잡초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맨발걷기를 멈추고 토끼풀도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다.
꿀벌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서서 바라보다가 앉아서 고개를 내밀고 살펴보기도 한다.
무리지어 피어있기도 하고, 길 옆에 홀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가까이서 살며시 들여다본 꽃, 토끼풀이 예쁘기도 하다.
모여있는 꽃은 모인 대로 떨어져 있는 꽃은 떨어져 있는 대로 모두 예쁘다.
토끼풀은 쓸데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토끼풀은 식물 생장에 필요한 질소를 공급해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오늘은 공원 산책로에서 맨발걷기를 하면서 토끼풀의 매력을 발견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그렇다.
우리 가족이 그렇다.
오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렇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치 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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