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천 건너 유림공원, 봄날
유성대교 아래 작은 다리를 건너면, 유림공원이다.
다리 위를 지나다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징검다리를 담아본다.
봄가뭄으로 수량이 점점 줄어가는 유성천에 햇빛 비친다.
다리를 건너, 노란색에 끌려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일찍 피어난 개나리, 자신을 뽐내고 있다.
그에 뒤질세라 시샘하는 듯 이어 꽃망을 터트릴 기세다.
반도지 연못 옆을 지나가다, 다시 발걸음 멈추었다.
아직 뜸 들이고 있는 목련, 좀 더 기다리라고 말하는듯하다.
어디로 가야 봄소식을 볼 수 있을까.
유림공원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중앙광장이다.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 사랑채가 보인다.
아직은 때가 아닌지, 텅 비어 있다.
"그게 아니겠지."
"지금은 늦은 오후인데, 아침 일찍 들렸다가 봄소식 서로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갔겠지."
▷ 만남의 장소, 중앙광장
시민의 만남과 휴식의 장으로 즐거운 공연보기, 모임과 담소, 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파고라, 바닥분수,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아치형 육교인 무지개다리는 안면도 소나무숲과 속리산 소나무 숲을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한다.
중앙광장에서 바라본 소나무,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도 마다하지 않고 늘 푸른빛을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다리 건너기 전, 안면도 소나무숲에 부는 봄바람 맞는다.
▷ 멀리서 안면도 소나무숲 바라보고
소나무는 십장생으로 장수를 상징하고 선비의 절개에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안면도에서 수령 100년 내외의 안면 소나무 천연림이 태안군 안면읍 430㏊에 집단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궁권재와 선박재 등으로 사용하였다.
안면송은 수고 생장이 빠르고 수간이 곧으며, 수피가 얇고 적색을 띤다.
수관은 우산형으로 아름다우며 재질과 형질이 뛰어난 명품 소나무로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다.
크기가 매우 장대하여 운반 또한 어려우므로 다른 지역에서 안면송을 구경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충청남도에서 '유림공원' 조성을 기념하고 안면송의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고 적극 협조하여 2008년 가을 태안 안연도에서 이곳으로 이식하였다.
다리 건너 속리산 소나무 숲이 기다리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지치지 않고 애타게 기다린듯하다.
오래 기다린 마음을 헤아리려,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 숙이고 있는데, 속리산 소나무들 고개 높이 세우라고 말한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하늘 높이 솟고 있는 소나무를 올려 보았다.
나무 기둥, 나뭇가지 그리고 푸른 솔잎 모두 다 예쁘다.
"때로는 올려다보는 모습이 멋진 때도 있구나."
▷ 가까이서 속리산 소나무숲 올려다보면
속리산은 우리나라 소나무를 대표하는 정이품송과 정부인소나무, 황금소나무, 법주사를 중심으로 펼쳐진 수백 년생의 우람한 소나무숲 등 소나무와 관련된 자원이 어느 지역보다도 풍부한 지역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머지않아 우리 땅에서 우리 소나무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심상찮게 들려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강풍과 폭설로 정이품소의 한쪽 가지가 다 부러져 나가고, 재선충 등 병충해도 사시각각 소나무를 위협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유림공원 내 식재된 속리산소나무를 통하여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로 하여금 우리 소나무의 소중함을 한 저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소나무숲을 뒤로하고 봄소식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음, 봄소식 전하고 있는 친구들이 또 기다리고 있었구나."
노란 산수유는 이미 활짝 피었다.
반도지 주변, 개나리는 입구에서 봤던 것보다 봄소식을 더 지고 온 것 같다.
매화는 피는 것도 있고, 지는 것도 보인다.
"같은 나무라도 피고 지는 때가 이렇게 다르구나."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며칠 지나면, 유림공원 안에 봄소식으로 가득 채워질 듯하다.
기쁜 봄소식이 문 앞까지 왔다.
문을 활짝 열고 봄 소식 맞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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