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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진눈깨비 휘날리는 오후 운동장 맨발걷기

by 명천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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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드름
철봉에 매달린 고드름

온탕에서 냉탕으로 바뀐 겨울날 맨발로 걷기

상황이 급변하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고 한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딴 세상이 된듯하다.

 

어제는 여름 같은 겨울비가 내렸었는데, 이른 아침 창밖으로 눈보라가 친다.

그것도 많은 함박눈이 아닌 진눈깨비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춤을 춘다.

 

창밖을 바라보면서, 오늘 밖을 나가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 닫혔던 하늘이 조금씩 열려 햇빛이 비추기도 한다.

 

오후 2시쯤 되어 운동장으로 나가 보았다.

두꺼운 외투에 모자와 마스크, 장갑까지 완전무장을 했다.

 

슬리퍼를 벗어놓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오늘과 같은 날씨를 무엇에 비유해야 할까.

 

하늘을 가렸던 해가 반짝 나는가 싶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다.

 

몰려드는 구름은 강한 바람을 타고 다시 진눈깨비를 뿌리고 사라진다.

진눈깨비는 흔적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하늘이 활짝 열린다.

이런 바람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요동친다.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휘날리던 진눈깨비는 방향을 잃고 헤맨다.

 

운동장 맨땅은 어떨까.

어제 내린 비와 오늘 내려 잠시 쌓였던 눈은 잠시 나온 햇빛에 금세 녹아 사라졌다.

 

운동장 구석에 고여있는 물은 어제와 다를 바가 없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도 꿈쩍없이 움직이질 않는다.

 

햇볕나는 구간을 왕복하다가 이내 하늘이 문을 닫으면, 어쩔 수 없이 전체 운동장을 돌아간다.

찬바람, 진눈깨비 눈보라지만 물이 얼어붙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영하날씨는 아닌 것 같다.

 

맨땅 모래도 얼지 않고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다.

물기가 많은 곳을 밟으면 살며시 발다박을 받아준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상황은 어제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비는 눈으로, 선선함은 차가운 바람으로 변했다.

 

겨울철 맨발걷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발바닥은 점점 얼얼해져 간다.

 

운동장 가에 철봉을 바라보니, 봉에 흘러내린 물이 얼어붙었다.

진눈깨비는 물이되고 다시 작은 고드름으로 변해간다.

 

내일은 한파주의보가 내렸다.

많은 눈이 내릴 모양이다.

 

30분이 지나고 40분쯤 되어서야 슬리퍼를 신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과한 것은 금물이다.

2023.12.15 - [맨발걷기] - 겨울비 그친 저녁 운동장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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