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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맨발걷기 중 학교 운동장, 초미니 정원

by 명천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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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저녁때쯤 비가 그쳤을까. 창밖으로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산을 들고 학교운동장으로 향했다.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거의 그친 것 같다. 우산과 신발은 수돗가에 놓고 맨발걷기를 시작했다.

 

학교 운동장에서 만나는 것들

평상시 같으면, 축구하는 아이들로 떠들썩했는데, 단 한 명의 사람도 안 보인다. 그러나 운동장에서 만나는 것들이 많다.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아카시아-잎
아카시아 잎 위에 남은 빗방울

첫 번째 만남, 당연히 운동장의 흙이다. 운동장은 먼지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비가 내렸다. 맨발로 흙을 밟는 순간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신발로 불편했던 맨발은 충분히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모여있었을 축구골대 위에서 빗물이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아래로 떨어졌나 보다. 골라인을 그려놓은 것처럼, 빗줄기는 희미하고 긴 선을 만들었다.

맨발걷기
맨발걷기

지금은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참 불편한 계절이기도 하다. 이슬비에 송화가루는 물에 떠다니며 물가에 쌓였다. 

 

편하게 쉬던 의자 위에도 물을 뿌려놓은 듯하다. 의자 위에 쌓였던 꽃가루와 먼지는 깨끗하게 정리되었을까.

송화가루
빗물에 떠있는 송화가루
비에-젖은-의자
비에 젖은 의자

아카시아 꽃은 하루가 다르게 마음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마음을 여는 만큼 꽃향기도 더 많이 내놓는 것일까. 은은한 아카시아 꽃 향기는 깊이가 더해간다.  

 

이제는 무성해진 느티나무는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무 밑은 빗물의 흔적이 없다. 그 위로 내린 이슬비는 잎과 가지를 타고 내려와 중심이 되는 기둥을 반박에 적시지 못했다. 

아카시아-꽃
아카시아 꽃
느티나무-기둥
반만 젖은 느티나무 기둥

운동장 가를 크게 돌다가 반경을 조금 줄여서 안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간 어린아이들이 운동장에 흔적을 남겼다.

 

누구를 얼마만큼 사랑한다는 마음일까. 하트 모양을 크게 그렸다. 체구는 작지만,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하늘만큼 땅만큼 넓은가 보다.

 

하트 아래에는 초미니 정원이 조성되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곳에 예쁜 정원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나무도 세우고 느티나무 잎으로 빈 공간을 채웠다. 아카시아 잎과 진한 향기가 진동하는 아카시아 꽃으로 정원을 장식했다.

 

우리 모두의 희망을 초미니정원으로 표현한듯하다. 해는 저물고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저녁,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고 즐거움이 넘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운동장 구석구석은 만남의 장소이다. 의미 있는 장소이다. 여러 만남을 하다 보니 금세 한 시간이 흘렀다. 늦은 저녁시간 학교운동장에서 맨발걷기를 마쳤다.

하트-그림
하트 그림
초미니-정원
초미니 정원

2023.04.23 - [맨발로걷기] - 아카시아 향기 진동하는 학교 운동장 맨발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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