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다시 집으로 돌아오다
2022년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독립해서 혼자 살던 딸이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이사를 온 것이다.
오전에 가족과 함께 짐을 싸러 딸아이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많은 짐들이 쌓여 있었다.
독립해서 산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요령이 생겼는지 그래도 짐들을 대충 정리해 놓았다.
이삿짐센터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박스 3개를 들고 갔다.
박스를 펼쳐 테이프로 고정하고 소소한 물건들을 박스 안에 담았다.
박스가 남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큰 박스 3개 안에 가득 채워졌다.
가전제품에 연결된 전선, 세탁물 건조대 등 흔들림이 있는 것들도 테이프로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이삿짐이라야 얼마 되자 않아서 작은 차를 계약했다. 오후 1시쯤 짐을 옮기는 것으로 했다.
짐의 양이 적다 보니 짐을 싸는 것은 빨리 끝났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계약한 이삿짐센타 사장님에게 시간을 당길 수 있느냐고 확인해 보니,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이 손 없는 날이라고 일이 많은가 보다.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식당을 찾았다.
식당 상호를 보니 육칼두이다. 칼국수는 먹어보았지만, 육칼두는 처음이다.
가족 넷이 육칼두 3개, 떡만두국 1개를 주문했다.
떡만두국이 먼저 나오고, 곧 육칼두 3개가 이어서 나왔다.
육칼두는 육계장, 칼국수 그리고 만두가 들어있는 음식이다.
3가지 맛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식사 후에 아들이 사온 요거트를 추가로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에 미리 2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짐을 내려놓고 있는데, 이삿짐센타 차가 도착했다.
가장 큰 짐은 2인용 소파로 둘이 나르고, 나머지는 큰 힘 안 들이고 옮길 수 있었다.
집 앞에 도착한 트럭에서 짐을 거의 내렸다. 다시 엘리베이터로 짐을 실어 날랐다.
소소한 짐들을 풀고 서서히 정리하고 있다.
지난 5월 딸아이가 원룸을 얻어서 독립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 부모와 떨어져 살아본 경험이 없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발령이 나서 다니기가 불편하다며, 처음으로 독립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참 다행이다 싶었다. 혼자 살든, 결혼을 해서 살든, 언젠가 부모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러니 혼자 살아가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자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으리라 생각된다.
그 기간이 만 7개월이다. 최근에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발령이 났다. 다시 집으로 들어오겠다는 것이다.
들어오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7개월 독립된 생활을 하다 보니, 월세며 관리비 등 재정적으로도 지출되는 부분이 컸을 것이다.
부모와 같이 살 때는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독립된 생활을 통하여 경험하게 된 것이다.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가 없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남은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힘을 키워야 한다.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기는 힘을 경험을 통해서 축적해야 한다. 경험한 만큼, 폭이 넓어고 성숙해진다.
처음 독립하여 집을 나갈 때는손으로 짐을 들고 나갔는데, 7개월 사이에 짐이 한 트럭으로 늘어났다. 짐이 몇 배로 불었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부자가 된셈이다.
2022년 12월 31일에 딸아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내년에는 또 새로운 세상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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