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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동짓날 전통시장에서 팥칼국수 한 그릇과 가래떡 5줄

by 명천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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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동짓날 전통시장에서 팥칼국수 한 그릇과 가래떡 5줄


2022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중순을 넘어 12월 22일이니, 올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다.

 

오늘은 동짓날, 24절기 중 22번째로 남은 절기는 소한과 대한 두 절기만 남겨놓고 있다.

동지는 밤의 길이가 길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고 하니, 내일부터는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질 것이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동짓날은 팥죽을 먹는 날이었다. 

어머니께서 큰 솥에 재료를 넉넉하게 넣고, 부엌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던 모습이 선하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팥죽 한 그릇을 장독대에도 올려놓으셨었다.

액운을 막아달라는 마음을 그렇게 하셨던 것 같다. 

 

며칠 전, 친구와 팥죽(팥칼국수)을 먹자고 약속을 했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이 미끄럽다.

밤새 눈이 내려 쌓였다. 지금도 눈발이 날리고 있다.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약속장소인 문창전통시장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11시 30분 약속이었는데,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문창-전통시장-서문
문창 전통시장 서문

 

전에 비하면, 전통시장은 환경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다.

눈비가 내리면 매우 불편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옛날에 비하면 양반이다.  

 

오래전부터 지붕이 설치되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왔지만, 시장 근처에 주차장도 확보되어 있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해소되었다.

 

상점마다 물건이 가지런히 진열되어있고, 주변 환경도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용하는 일만 남았다.

 

문창-전통시장-내부
문창 전통시장 내부

 

11시 20분 정도 되었는데, 벌써 여러 사람들이 식당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대기 줄에서 얼마간을 기다린 후, 자리를 잡았다.

 

기다리던 사람들 일부는 미리 포장해 놓은 팥죽을 사서 가는 분들도 있었다.

포장된 팥죽이 충분하게 쌓여 있었다.

 

식당에서는 팥칼국수를 드시는 분들이 많다. 고소하게 보이며 널찍한 감자전도 있다.

맛을 보고는 싶지만, 팥칼국수 2인분도 양이 많다고 한다.

 

팥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야채가 들어간 비빔보리밥이 먼저 나온다.

보리밥을 먹기가 무섭게 빠른 속도로 팥칼국수가 나왔다. 

 

팥죽에 소금을 넣어서 간을 맞추기도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설탕을 넣어 먹는다고 들었다.

식탁 옆에는 소금통과 설탕통 두개가 대기하고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금이든, 설탕이든 적당하게 넣어서 맛을 조절하면 된다.

팥칼국수는 2인분이지만, 다 먹기도 전에 배가 불렀다.

 

반찬은 매일 담아서 내놓는다는 싱싱한 맛의 김치와 충분히 익은 섞박지 김치 두 가지 종류가 나온다.

싱싱한 맛과 발효된 신맛을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다.

 

밖에 대기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먹자마자 곧 자리를 비워주었다.

 

팥칼국수-2인분
문창 전통시장 내 감자바위 식당 팥칼국수 2인분

 

맛있게 팥칼국수를 먹고 식당을 나왔는데, 친구가 갈 곳이 있다고 한다.

시장 안에 떡집 앞에 도착했다.

말랑한 가래떡은 상자 안에 있고 가격은 한 줄에 천원이라고 한다.

 

2022년을 보내며, 친구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

가래떡 5줄을 작은 가방에 넣어야 하니, 3등분으로 짧게 잘라달라고 부탁했다.

3등분 된 따뜻한 가래떡은 작은 가방 안에 충분히 들어갔다.

 

해마다 설날이 되면,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해오던 부모님이 생각난다.

금방 만들어 온 뜨거운 가래떡을 허겁지겁 먹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이야 가래떡이든, 떡국이든 언제든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시절이다.

그때는 1년에 딱 한 번 가래떡을 먹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맛있게 먹었을까.

 

떡집 앞에 진열된 가래떡 들어있는 박스
가래떡
작은 가방에 들어갈 수 있도록 3등분된 가래떡

 

문창 전통시장을 빠져나왔다. 아직도 눈발이 날리고 있다.

시장 앞 노점에서 팥죽을 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곳도 여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동짓날, 팥죽 먹는 날이다.

 

전통시장 그림공모전 우수작품 전시회

친구는 중구청 앞에서 약속이 있다고 한다.

함께 중구청 앞까지 눈발을 맞으며 걸었다.

친구와 헤어진 후, 혼자 중앙로 지하상가로 내려섰다.

 

작은 공연장 앞을 빙 둘러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제14회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전통시장 그림공모전이 있었나 보다.

  • 전시기간 : 2022. 12. 21.(수) - 12. 26.(월)
  • 장소 : 중앙로 지하상가 공연장 앞

그중 우수작품을 모아서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무대 전면에는 시상식도 있을 것이라며, 현수막이 걸려있다.

 

전통시장-그림공모전-전시회
전통시장 그림공모전 우수작품 전시회
우수작품-전시회장
우수작품 전시회장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작품들이다. 

그림 하나하나가 예쁘게 보인다.

 

그림 속에 나타난 시장으로는 중앙로 지하상가, 전통 중앙시장, 대전 노은 농수산물시장 그리고 한민시장이라고 쓴 글이 보인다. 

 

그림에 나타나지 않은 그 이외에 전통시장으로 중리시장, 태평시장, 도마 큰 시장, 산성시장, 오류시장, 역전시장 등이 기억이 난다. 

 

그림 내용도 다양하다. 호떡집 앞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 할머니 빵집,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사는 모습 그리고 중앙로 지하상가는 매우 현대적인 느낌이 풍겨 나오는 듯하다.

 

오늘은 동짓날이다. 친구와 맛있게 팥칼국수를 먹으며, 오래 전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지금 한 장의 추억을 만들었다.

 

덤으로 중앙로지하상가에서는 전통시장 그림공모전 우수작품을 마음에 담았다.

 

겨울 한파와 코로나로 어려움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전통시장이 언제나 차고 넘치기를 기대해 본다. 

 

전시된-작품들
중앙로 지하상가에 진열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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