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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펄럭이는 만국기와 운동회 추억

by 명천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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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만국기 달린 풍경

초등학교 운동장 위에 만국기가 걸렸다.

건물 맨 꼭대기층에서 출발한 만국기는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만국기 줄은 운동장 가에 높은 나무 기둥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더니 운동장 아래 뛰어노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응원한다.

 

'이겨라, 이겨라.'

'잘해라, 잘해라.'

 

만국기는 하루종일 지치지 않고 소리 없는 응원을 보낸다.

운동회가 끝나고 다음날까지 운동장 위를 지켰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나무 기둥에 단단하게 붙어있던 만국기 줄은 차례대로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길게 늘어섰던 줄은 하나 둘 겹쳐지고 한데 모아져 운동장을 떠났다.

운동회-만국기
만운동회 만국기1

 

 

창밖으로 보이는 만국기는 아주 오래전 운동회로 시간을 되돌렸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변화되어겠지만, 그 옛날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 모습은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다.

 

되돌아 본 옛날 운동회 풍경

운동회가 있기 훨씬 전부터 덤블링 연습이 이어졌다.

여러 명이 모여 다양한 모양을 만들었다.

 

줄을 맞추고 흐트러짐 없이 질서 정연했다.

쉬운 동작부터 시작하여 고난도까지 매일 연습을 반복해서 숙달되었다. 

 

운동회 전날은 예행 연습하는 날이었다.

운동장 가에 학년별로 응원석에 자리잡고, 순서대로 입장과 퇴장 연습을 했다.

 

운동회 시작하는 날, 모두 들뜬 모습으로 부모님들도 함께 했다.

준비체조를 마치고 응원석에서는 청색깃발과 백색 깃발이 휘날렸다.

 

청군과 백군의 대결, 청백전이 시작된 것이다.

경기가 진행될 수록 응원전은 열기를 더해갔다.

 

그리고 운동장 중앙에 세워진 작은 칠판에는 분필로 점수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달라지는 점수는 참가선수들에게 힘을 더 보탰다.

 

운동회에서 달리기는 기본이다.

모두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달리기 순위를 정하고 공책과 연필을 선물로 받았다.

출발 전의 긴장감과 결승전을 지난 후의 안도감이 교차한다.

 

그 당시 몸을 부대끼는 경기로 기마전이 있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만든 기마는 대형을 갖춰 싸워야 한다.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

전략이 필요했다.

운동회-만국기
운동회 만국기2

 

 

운동회의 백미는 학년별 남녀 대표가 이어 달리는 계주 경기다.

1학년 대표가 출발하여 마지막 주자는 6학년 대표가 맡았다.

 

지금까지 청백전 경기 결과 점수가 별 차이가 나지 않으면, 역전의 기회가 남는다.

이어달릴 때, 간격이 엎치락 뒤치락하면 응원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다.

 

청백계주가 끝난 후, 최종 점수가 발표된다.

응원점수도 포함되는 응원의 열기 또한 빼놓을 수가 없었다.

 

뜨거운 함성과 열기가 가득했던 운동회는 막을 내린다.

초등학교 운동회 째 운동장에 걸린 만국기는 오래전 추억 속으로 잠시 빠져들게 했다.

2023.11.01 - [또다른일상] - 불꽃 같은 힘, 돌계단 틈에 핀 나팔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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