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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자세히 보아야 예쁜 봄 꽃, 꽃마리

by 명천 202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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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을 걸으려고 입구에 들어서니 아카시아 꽃내음이 진동한다. 아카시아 나무 아래 울타리 안에는 이름 모르는 여러 풀들이 무성해졌다. 그 안에 마음 속에서 잊혀져 가던 꽃마리가 무성하다.

 

무릎꿇고 오래 보아야 예쁘다

이미 오래 전, 꽃마리를 만났었다. 그 예쁜 모습에 빠져 한 동안 눈을 맞췄다. 그리고는 봄꽃들이 화려하게 등장할 때, 서서히 눈길에서 멀어졌다.

 

봄꽃들의 잔치가 끝나가고 꽃마리도 절정을 지나 흔적을 서서히 감추는 때에 운동장 들어서는 입구에서 뜻밖에 꽃마리를 만났다.

 

기억속에서 잊힐 때쯤, 만난 꽃마리 앞에서 걸음 멈추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깊숙하게 내밀었다. 그래도 잘 안 보여 카메라 화면을 몇 배 확대해야 꽃마리의 모습의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꽃마리
꽃마리


-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2 - 나태주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


꽃마리
꽃마리
꽃마리
꽃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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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는 그만큼 크기가 작다. 꽃색깔도 연한 하늘색으로 화려하지 않다. 그저 봄에 소리 없이 피었다가 조용히 떠나는 꽃이다.

 

그러니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지 못한다. 운동장 가에 핀 꽃마리는 그늘 진 곳에서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거의 피고 떠나가는 시기에 늦게 꽃을 피웠다. 

 

햇빛을 봐아 했으니, 덩굴도 높게 자란 듯하다. 그럼에도 지나가다 꽃마리를 알아봤다. 참, 반가운 봄꽃이다. 올해는 이름도 알고, 색깔과 모양까지 알았다. 그러니 꽃마리와 연인이 된 듯하다.

 

꽃마리
꽃마리
꽃마리
꽃마리

 

꽃마리의 영어 이름은 'Korean-foeget-me-not'으로 한국산 물망초인 셈이다. 따뜻한 봄날 들판에서 공원 산책로와 길가 공터에서 활짝 핀 꽃마리를 알아본다면, 풀꽃의 의미가 한결 더 다가온다.

 

- 서식지 : 들, 밭둑, 길가

- 꽃색깔 : 연한 하늘색

- 개화시기: 4∼7월

- 꽃말 : 나를 잊지 마세요

- 다른 이름 : 꽃말이, 잣냉이라고도 불리는 봄꽃

- 영어 이름 : Korean-foeget-me-not 한국산 물망초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처럼, 올해 만나 알게 된 꽃마리는 내년에 더 예쁜 모습으로 피어날 것이다. 그때, 반가움은 올해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운동장 울타리 아래서 절정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꽃마리와 다시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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