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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성 온천공원 멋진 야경과 학(鶴)의 전설

by 명천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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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온천공원 멋진 야경과 학(鶴)의 전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기 바쁜 시간이다. 낮에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익숙해진 모습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유성 온천공원도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커다란 아치형 조형물에는 유성을 상징하는 많은 문구가 적혀있다. 건강, 힐링, 쉼, 온천축제, 왕의 온천, 치유 등 공통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단연 한눈에 크게 보이는 것은 유성온천이다.

 

아치형 조형물 안으로 카멜레온처럼 계속 변신하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인다. 근처를 빠르게 지나가던 사람들 몇몇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 속으로 담아간다.

 

연말 이때쯤이면, 반짝이는 네온사인 불빛 속에 경쾌한  음악소리가 흥을 돋우던 때가 있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그런 문화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유성온천공원-소개-아치형-조형물
유성온천공원 입구

 

크리스마스-대형-트리
크리스마스트리

 

조용한 공원거리에 적막함을 깨는 것은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뿐이다. 유성온천공원에 초승달이 떴다. 밤이 되면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서 빛을 발한다.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서산으로  기울어 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노란 초승달을 마음에 담고 공원 길에서 잠시 유유자적한다. 땅 위에 세워진 조형물만 눈에 들어왔었는데, 밟고 있는 땅바닥에 십장생 중 하나인 학(鶴)이 나타났다. 

 

한 마리가 아니다. 바닥을 빙 둘러가며, 각자의 영역을 지키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학도 변신하면서, 어디론가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

 

학이 날아가고 있는 곳, 어두운 밤동안 편히 쉴수 있는 곳, 둥지는 어딜까. 맹목적으로 날고 있지는 않을 텐데. 어둠이 서서히 내려오는 지금, 도로 위를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인도 위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각자 편안한 둥지를 향해서 날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유성 온천공원에 왜 학이 나타났을까. 이제 유성 온천공원 시작을 알리는 학(鶴)의 전설, 즉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를 풀어본다.

 

초승달-조형물
어두운 밤 초승달

 

유성온천 학(鶴)의 구전 설화는 무엇일까

옛날 백제말엽이었다. 이곳 유성 땅에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젊은이는 비록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행실이 바르고 효성이 지극하여 마을 사람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했다. 그는 결혼할 나이가 되었지만, 늙은 홀어머니를 좀 더 편안하게 모시기 위하여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럴 즈음에 백제는 신라를 쳐들어가 신라의 땅을 빼앗아 영토를 넓혀 나갔다. 영토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군사가 더욱 필요했다. 그래서 백제는 더 많은 군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나라안에 있는 젊은이는 모두 군대로 끌어들였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젊은이도 마침내는 군대에 나가게 되었다.

 

어머니는 안타까워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전쟁터에서 살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아들이 살아서 돌아오게 해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다.

 

날고-있는-학-모습
날고 있는 학

 

그러던 어느날 마을 사람들로부터 탄현성이 무너지고 백제가 망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믿어지지 않았다. 마을 앞으로 낯선 군대가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본 뒤에야, 백제가 망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머니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아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런 어느 겨울날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사립문 앞에서 해가 기울도록 서있던, 어머니는 두 눈이 등잔만 해졌다. 그처럼 기다리던 아들이 들길을 건너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지 않는가. 어머니는 얼른 달려가서 아들을 부둥켜안았다. 그러나 아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신라군의 포로가 되어 달아나려다가 붙잡혀 죽도록 얻어맞고 다시 도망쳐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살아서 돌아온 것만 해도 고마웠다. 그는 아들의 상처에 찜질을 하면서 빨리 낫게 해달라고 정성을 다해 빌었다.

 

날고-있는-학-모습
날고 있는 학의 변신

 

이튿날 아침이었다. 밤사이 흰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산도 들도 모두 하얀 세상이 되었다. 어머니는 들판을 내다보며 한숨을 지었다. 그때 어디선가 화살에 날개를 다친 학 한 마리가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면서, 하늘을 맴돌고 있었다. 어머니는 학이 몹시 아프겠다고 생각하면서, 학이 맴도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학은 목을 길게 빼고 애처롭게 울면서 벌판을 다시 한번 맴돌았다.

 

그러자 들판에 있는 눈이 맷방석만 하게 갑자기 녹으며 웅덩이가 생겼다. 학은 며칠간 웅덩이에 앉았다 떴다 하면서 뜨거운 물에 상처를 입은 날개를 적셨다. 그러자 학은 신기하게도 날개의 상처가 치료되어 기쁜 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서남쪽으로 훨훨 날아갔다.

 

이것을 본 젊은이의 어머니는 아들을 웅덩이 속에 들어가게 하여 치료를 받게 하였다. 아들은 곧 회복되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학이 울은 곳이라고 해서 명학소라 부르고, 학이 날아가 앉은 곳을 학하리(학하동)라고 불렀다. 오늘날 봉명리(봉명동)는 바로 명학소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출처 : 유성문화원 유성온천 구전설화)

 

날고-있는-학
십장생 중 하나인 학의 힘찬 날개짓

 

학의 전설 이야기가 길어졌다.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조명 사이로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조명 조형물이 어떤 모양인지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뿔 같기도 하고 유리잔 모양 같기도 하고, 모양이 문제는 아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 다정하게 걷는다면, 더 멋있어 보일 공원 길이다.

 

거리-조명-조형물
거리 조명 조형물

 

거리-조명-조형물
거리 조명 조형물

 

멋진 모습으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의 사랑을 채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트 모양을 바라보며, 하트를 키워갈 수 있는 유성 온천공원 야경 산책길이다.

 

사진찍기-좋은-곳
사진 찍기 좋은 곳

 

하트-조형물
하트-조형물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루돌프 사슴은 어디로 달려가려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은지가 오래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나를 기다려주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하는 생각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바쁘게 흘러가는 생활 속에서 서로를 기다리고, 기다려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기쁜 일이다. 

 

잔디밭에 피어있는 꽃이 예쁘게 보인다. 나뭇가지에 핀 꽃도 예뻐 보인다. 겨울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잠시 흔들릴지언정, 유성 온천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변함없이 기다리고 있다.

 

연말연시에 모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면 어떨까. 잠시 멈추어 서면, 예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사슴-조형물
사슴 조형물

 

꽃-조형물
밤에 피는 꽃

 

나뭇가지-조명-조형물
나뭇가지에 핀 꽃

2022.12.08 - [걷기가좋아] - 유성 온천 계룡스파텔 황톳길 맨발걷기와 한방 족욕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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