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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효문화진흥원 효이해실, 정약용의 효행관 공감

by 명천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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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효문화진흥원 효이해실, 정약용의 효행관 공감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을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 한국효문화진흥원이 있고, 오른쪽으로 효문화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버스 정류장 시설물 벽에 붙어있는 한국효문화진흥원 홍보물을 살펴보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공간이 꽤 넓어 보인다.

 

- 전국에 딱 하나, 효문화 체험 교육 연구기관

가족과 주말에 뭘할지 막막해? ‘효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때?

전시관 구경에 한복 입고 예절체험도 하고, 느긋하게 쉬어 갈 효(孝)카페까지 모두 있는 한국효문화진흥원은 어때?

 

버스정류장-효문화진흥원-홍보물
버스정류장 벽에 붙어있는 한국효문화진흥원 홍보물

 

한국효문화진흥원-건물
한국효문화진흥원 건물 입구

1층 로비 오른쪽 방향으로 첫 번째 전시실인 효이해실 입구가 있다. 다른 전시실은 2, 3층에 있어 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가야 한다.

 

전시실-효-조형물
전시실 내부 효 조형물

 

효이해실은 효의 역사에 관하여 전시되어 있다. 효 조형물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보았다. 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다산초당 아래에 기록된 정약용의 효행관이었다. 바로 전에 보았던 김홍도의 오륜행실도에 나와있는 내용과는 완전히 대비되었다.

 

 

▷ 그림으로 보는 김홍도와 오륜행실도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는 여러 차례 간행되었는데, 1797년(정조 21년)에는 주자본(字本)에 목판삽도를 붙여 어제찬문과 함께 발간되었다.

 

이 판본의 목판삽도는 단원 김홍도가 주가 되어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시 그림은 목판삽도에 채색하여 복제했다.

 

다섯 개의 예쁘게 채색된 그림과 특별한 효행에 관한 기록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특출난 효행 이야기이다.

 

오륜행실도-그림
오륜행실도

 

▷ 다산초당, 정약용의 효행관(孝行觀)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년)은 상식에서 벗어난 효행 이야기를 철저히 비판하였다.

 

할고단지(割股斷指)로 병든 부모를 치료한 이야기, 꽁꽁 언 얼음판 위로 스스로 튀어 오른 잉어를 부모님께 갖다 드린 이야기 등이 모두 예(禮)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위진(魏晉)시대 이후로 손가락을 자르고 넓적다리 살을 베어 부모에게 드린 효자가 사책(史冊)에 끊이지 않고 계속 기록되었다.”「효자론(孝子論)」

 

이같이 극단적 행위가 효로 둔갑한 것이 위진시대 이후의 일이라 지적한 다산은, 효의 본질이 순수한 인간 내면의 정직함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만에 하나 그 사이에 정직하지 못한 마음이 털끝만큼이라도 개입되어 있고, 다시 이를 부연시켜 수식함으로써 남을 칭찬을 얻으려는 자가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부모에게 맛있는 음식을 봉양해드리는데는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정성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 부모의 뜻을 잘 받들도록 노력해야 할 뿐이다.”「효자론(孝子論)」

 

또한 영묘(靈妙)하고 신기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하였다.

“옛날 왕상(王祥)의 일처럼 잉어가 얼음 속에서 뛰어나오고, 참새가 장막 속으로 날아 들어온 특이함은, 이 세상에서 더없이 영묘하고 신기한 자취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잉어를 얻고 참새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어쩌면 저토록 많을 수 있다는 말인가.”「효자론(孝子論)」

 

오랜 시간 전인 다산이 살고 있던 시절에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개인적으로 완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효에 대한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변했을 것이다. 그 당시의 효의 가치와 가르침을 현재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그때는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시대에 맞은 가치관과 가르침을 따르면 되는 일이다.

 

다산 정약용이 지적했던 대로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효의 대명사처럼 가르치는 것은 불편하게 생각된다. 실천의 방법 또한 각자 처한 상황에 따를 일이다. 정신은 존중하지만, 일반화시킬 일은 아닌듯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효의 가치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옛 선인들의 가르침과 정신을 되새겨 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보면 어떨까.

 

버스종점 시설물에 붙어있는 홍보물처럼 전국에 딱 하나인 한국효문화진흥원 전시실에서 효의 역사를 보며, 효행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다산초당-조형물
다산초당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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