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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2월의 서울 선릉과 정릉, 세계유산 조선 왕릉

by 명천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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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서울 선릉과 정릉, 선릉역 10번 출구에서 가까운 곳


▷ 서울 상록회관 가는 길

친척 결혼이 있어서 서울 상록회관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다. 이른 아침이기도 하지만, 눈이 오려는지 출발 전부터 하늘이 어둡다.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고속도로 위에는 이미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잠시 청주휴게소에 들렀다. 함박눈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서울 예식장에 제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지도 걱정이다.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했는데, 모두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걸음이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버스전용차선을 달리고 있어 막히지는 않고 있다.

 

서울에 가까울수록 눈은 커녕 맑은 날씨다. 다행히 제시간 안에 서울 상록회관에 도착했다. 친척들과 인사를 나누고 일찍 식당으로 향했다. 아들을 만나서 함께 식사를 한 후에 근처에 있는 서울 선릉과 정릉을 가기로 했다.

 

눈-내리는-청주휴게소
함박눈 내리는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휴게소

 

서울 상록회관이 있는 르네상스네거리에서 테헤란로를 따라 직선으로 걸었다. 이렇게 높은 빌딩 숲을 이루고 있는 복잡한 곳에 과연 능이 있을까.

 

선릉역 9번 출구를 지나 바로 10번 출구가 있다. 선릉역 10번 출구를 지나 목적지인 서울 선릉과 정릉에 도착했다.

 

- 대중교통 안내

  • 2호선 선릉역 10번 출구 : 선릉 방향 도보 7분
  • 9호선 선정릉역 3번 출구 : 선릉 방향 도보 16분
  • 주소 : 서울 강남구 선릉로 100길(주차장도 있음)

 

- 관람 시간

  • 3월~10월, 06:00~21:00
  • 11월~1월, 06:30~17:30
  •  2월 06:0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서울-선릉과-정릉-입구
서울 선릉과 정릉 입구

 

- 관람 요금

  • 대인(만 25세~만 65세) 개인 1,000원, 단체(10인 이상) 800원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 무료
  • 무료 대상 : 만 24세 이하 어린이, 청소년 및 만 65세 이상

 

매표소에서 2,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했다. 입구 옆에 선능과 정릉 종합안내도조선 왕릉 세계유산 표지석이 있어 잠시 살펴보았다.

 

입장권을 확인하고 나면, 정면으로 선릉과 정릉 모형을 오려 낸 듯한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입구에서 시계방향 또는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관람할 수 있다. 원점 회귀할 수 있는 곳이라 어떻게든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시계방향으로 출발했다.

 

선릉과-정릉-입장권
선릉과 정릉 입장권

 

선릉과-정릉-안내도
입구에 서 있는 선릉과 정릉 안내도

 

첫 번째 지나는 곳은 재실이다. 재실은 제례를 지내기 전 제관들이 미리 도착하여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제례를 준비하는 곳이다. 건물만 있는 곳이라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재실에서 나오니, 가지만 남아있는 은행나무가 보인다. 능 안에 있는 약 500년 된 보호수로 노거수 제160호로 표시되어 있다.

 

재실
선릉과 정릉 재실

 

보호수-은행나무
보호수, 은행나무

 

아담한 선릉과 정릉 역사문화관을 들어가 보았다. 가계도와 업적에 관한 내용들이 서술되어 있다. 여유가 있으면, 꼼꼼하게 살펴보겠는데, 약속된 시간까지 돌아가야 해서 대충 살펴보았다.

 

바람은 차지만, 맑은 날씨다. 여러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봄과 여름이 되면 울창한 숲을 자랑할 듯싶다. 넓은 산책길을 따라 걸으니, 신성한 곳임을 알려주는 선능 홍살문이 보인다.

 

홍살문 오른 쪽으로 어로(御路)라고 적혀있다. "제향을 지내러 온 임금이 걷는 길입니다. 이 길로 걸어가시기 바랍니다."라는 권고를 따라서 제향을 지내는 건물인 정자각으로 걸어갔다.

 

선릉과-정릉-역사문화관
선릉과 정릉 역사문화관

 

선릉-홍살문과-정자각
선릉 홍살문과 정자각

 

작은 언덕 위에 성종의 능이 있다. 보호하기 위해서 측면에서만 볼 수 있고, 다른 방향으로 이동할 수가 없다. 측면에서 잠시 들여다보고, 문화재청에 탑재되어 있는 전면 사진을 가져왔다.

 

봉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봉분 아래에 둘러놓은 병풍석, 봉분을 둘러싼 울타리 난간석 그리고 왕릉을 지키는 석양, 석호, 문석인, 무석인이 둘러 서있다.

▷ 선릉(宣陵), 조선 9대 성종과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의 능

성종(1457~1494, 재위 1469~1494)은 세조의 손자이자 왕으로 추존된 덕종(의경세자)과 소혜왕후(인수대비) 한 씨의 둘째 아들이다. 1461년(세조 7) 잘산군에 봉해졌고, 1469년 예종이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 정희왕후의 명으로 왕위에 올랐다.

 

재위 기간 동안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과 『대전속록』, 국가 의례를 정리한 『국조오례의』를 완성하여 반포하였고, 선비들을 등용하여 기존의 훈구세력과 국정의 균형을 이루게 하였다. 38세의 나이로 창덕궁 대조전에서 세상을 떠났다.

 

성종의-능
조선 9대 성종의 능 측면

 

성종의-능
조선 9대 성종의 능 전면(출처 : 문화재청)

 

성종의 능을 둘러보고, 정현왕후의 능으로 가는 길이다. 넓은 산책길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관람하는 사람들도 있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정현왕후의 능도 측면에만 볼 수 있도록 보호되어 있다.

 

정현왕후 윤씨(1462~1530)는 영원 부원군 윤호의 딸로 1473년(성종 4) 당시 왕비였던 연산군의 생모 윤씨가 폐위되자 이듬해 왕비로 책봉되었다.

 

연산군이 왕위에 오르자 자순왕대비가 되었으며, 1506년 중종반정 때 왕대비의 권한으로 연산군을 폐위하고 친아들 중종의 즉위를 허락하였다. 69세의 나이로 경복궁 동궁 정침에서 세상을 떠났다.

 

정현왕후의-능-측면
성종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의 능 측면

 

선릉은 능역 안에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서로 다른 언덕에 각각 성종과 정현왕후의 능을 조성하였다. 정자각에서 능을 바라보았을 때, 서쪽 언덕이 성종의 능, 동쪽 언덕이 정현왕후의 능이다. 

 

선릉은 1494년 성종이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 만들어졌는데, 원래 이곳은 세종의 아들 광평대군의 묘역이었으나 성종의 능자리로 정해지면서 광평대군의 묘를 다른 곳으로 옮긴 후 선릉을 조성하였다. 

 

선릉은 정릉과 함께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왜적들이 능을 파헤치고 재궁(梓宮, 관)까지 불에 타는 피해를 당하기도 하였다.

 

정현왕후의-능-전면
정현왕후의 능 전면(출처 : 문화재청)

 

이제 언덕을 넘어서 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서울 도심의 한 복판에 이렇게 넓은 장소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선릉과 정릉 관람과 숲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주변이 잘 관리되고었다.

 

봄과 여름의 울창한 숲과 단풍으로 물들었을 가을 풍경을 그려본다. 시간적인 여유을 갖고 천천히 관람과 산책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산책로
산책로

 

정릉 정자각 주변에 어린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왔나 보다. 이리저리 뛰어노는 모습이 보인다. 정릉은 측면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없다. 정자각에서는 능이 잘 보이지 않고, 홍살문 옆에서 멀리 있는 능을 볼 수 있었다.

 

▷ 정릉(靖陵), 조선 11대 중종의 능

중종(1488~1544, 재위 1506~1544)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로 1494년(성종 25)에 진성대군에 봉해졌고, 1506년 반정으로 이복형 연산군이 폐위되자 왕위에 올랐다.

 

재위기간 동안 연산군 시절의 잘못된 정치와 제도를 바로 잡았고,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유교적 향촌 질서를 자리 잡게 하였으며, 서적편찬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여 인쇄술의 발달에도 기여하였다. 57세의 나이로 창경궁 환경전에서 세상을 떠났다.

 

정릉의-홍살문
정릉의 홍살문

 

1544년 중종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현 경기 고양시 서삼릉에 위치한 두 번째 왕비 장경왕후의 희릉 서쪽 언덕에 능을 조성하고, 능의 이름을 정릉으로 바꿨다. 그러나 1562년(명종 17) 중종의 세 번째 왕비 문정왕후의 뜻으로 중종의 능만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이는 문정왕후 본인이 사후 중종과 같이 묻히고자 했기 때문이었으나, 정릉을 옮겨 온 현재의 자리가 비가 오면 침수되는 일이 잦자 문정왕후는 현재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태릉에 묻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중종과 세 왕비(단경왕후, 장경왕후, 문정왕후)의 능은 따로 흩어지게 되었다.

 

중종의-능
조선 11대 중종의 능

 

정릉은 선릉과 함께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능이 파헤쳐져 재궁(梓宮, 관)까지 불에 타는 수난을 겪었다. 정릉은 선릉의 성종릉과 마찬가지로 『국조오례의』의 규정에 따라 병풍석과 난간석을 둘렀고, 문석인과 무석인 등의 석물을 배치하였다. 정릉의 석물은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 새로 제작한 것이다.

 

12월 겨울날에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빌딩 숲 속 왕들의 안식처, 서울 선릉과 정릉을 돌아보았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 푸른 잎들이 울창한 여름 그리고 울긋불긋한 잎들이 어우러진 가을에  이곳에서 잠시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정릉의-설경
정릉의 설경

2022.12.18 - [걷기가좋아] - 대전 뿌리공원 둘레길, 걷거 싶은 길 12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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