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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 남간정사, 낮과 야경

by 명천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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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간정사의 낮과 밤의 모습

담장 너머로 남간정사를 들여다보았다.

꽁꽁 얼어붙은 연못을 뒤로하고, 남간정사에 겨울날 오후 따뜻한 햇빛이 스며들고 있다. 

 

담장을 돌아서 입구로 들어서면, 왼쪽에 작은 출입문 열려있다.

기둥을 왜 이리 낮게 만들었을까. 이 문을 오가는 사람들은 몸과 마음을 낮추라는 의미일까. 

 

머리 조심이라고 적혀있는 출입문을 고개를 숙이고, 허리도 굽히고 들어섰다.

정면으로 남간정사가 그리고 문 오른 쪽으로 기국정이 자리 잡고 있다.

남간정사-기국정
남간정사와 기국정 그리고 연못
남간정수-출입문
남간정사 출입문

남간정사는 오후 5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그 후로는 문이 닫힌다.

야경은 작년 10월에 우암야행이라는 축제가 열렸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남간정사는 조선 숙종 대인 1683년에 송시열이 흥농동(현재 동구 가양동)에 세운 서재 ‘능인암’ 아래에 건립한 서당으로, 만년에 후학들과 강론했던 곳이다.

 

남간’은 ‘양지 바른 곳에 흐르는 개울’을 뜻하는데, 주자를 사모하는 마음에서 주자의 시 운곡남간(雲谷南澗)에서 따왔다고 한다. 건물은 건립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남간정사
연못과 남간정사
남간정사-야경
남간정사 야경

남간정사는 전면의 반석 위에 연못을 조성하여 출입은 전면이 아닌 후면으로 하도록 되어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이에 따라 후면의 샘물과 대청마루 밑으로 흐르는 물, 동쪽의 계곡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만나 연못을 이루도록 하였다.

 

연못 가운데에는 을 하나 두었는데, 이는 신선이 사는 봉래산을 의미하는 전통 조경의 정형이기도 하다.

 

고개를 숙여야 하는 곳이 하나 더 있다. 남간정사 건물로 다가갈 때, 연못 방향으로 길게 누워있는 나무 기둥 아래를 지나야 한다.

 

나무는 일어나기 힘든지 계속 튼튼한 지주대에 의지하고 있다.

이곳도 머리조심이라는 주의 문구가 걸려있다.

남간정사-측면
남간정사 측면
남간정사-야경
남간정사 측면 야경

 

기국정은 우암 송시열이 소제동 소제방죽 옆에 세웠던 건물이다.

선생은 소제에 연꽃을 심고, 건물 주변에는 국화구기자를 심었는데, 연꽃은 군자를, 국화를 세상을 피하여 사는 것을, 구기자는 가족의 단란함을 각각 의미한다.

선생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과 학문을 논하며 지냈는데, 선비들이 구기자국화의 무성함을 보고 건물 이름을 기국정이라 불렀다.

 

이 건물은 본래 초가지붕이었으나, 선생의 큰손자가 기와지붕으로 수리하였고, 그 후 소제가 메워지면서 건물도 차츰 허물어지게 되자 1927년 이곳으로 옮겼다.

기국정
기국정
기국정-야경
기국정 야경

남간정사 건물 뒤에 대나무 숲이 있다.

숲 아래 경사긴 언덕에 배롱나무 한 그루 서있다.

 

그런데, 또 지주대가 고목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본래 있었던 배롱나무 기둥은 수명을 다 한듯하고, 새로운 기둥을 만들었나 보다.

 

배롱나무

이 배롱나무는 우암 선생이 손수 심으신 나무라고 한다.

그 심으신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구전에 의하면 우암 선생이 말년에 이곳에서 제자들을 강학하실 때 심으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돌아가시고 반친할 때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 나무라는 점에서 선생에 대한 정의가 깃들인 나무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다.

 

남간정사 옆, 잔디밭 넓은 공간에 계속 따뜻한 햇빛 비치고 있다. 

배롱나무
배롱나무
잔디밭
잔디밭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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