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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전형무소 기념 평화공원 기억의 터

by 명천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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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형무소 기념 평화공원 기억의 터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39년 11월 21일,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총회에서 지청천, 차이석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망국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였다고 한다.

 

 

 

 

대전시 중구 중촌동 자유총연맹회관 옆으로 넓은 주차장이 있다. 그곳이 대전형무소 기념 평화공원이다. 주차장 주변으로 형무소의 흔적이 남아있다. 평화공원 구역 한 곳에 기억의 터가 있다. 

 

기억의 터 안에는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신영복 선생의 글이 게시되어 있다.

 

기억의-터
대전형무소 기념 평화공원 내 기억의 터

 

 

이 글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전 감옥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아내 혼자 다섯 명의 아이를 키우며 고생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과 특히 자식을 잘 키우기를 소망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사랑이 제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큰 사람의 큰 그릇임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 혜련!

내가 이 경우에 처한 것을 위하여 근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기고 집안일을 돌아보면, 아이들을 교양하는데 수고하는 것으로 낙을 삼으십시오.

 

당신의 만일 수심하는 빛을 띄우고 있으면, 집안에 화기가 없어지고 따라서 아이들의 신체 발육과 정신발달에 큰 영향을 줄 터이니, 내게 관한 모든 것은 아주 없어진 양으로 일소하여 버리고, 가정에 유쾌한 공기와 아이들의 활발한 기상을 만들기로 주의하시오.

 

(중략)

 

‘사랑’ 이것이 인생의 밟아나갈 최고의 진리입니다. 인생의 모든 행복은 인류 간 화평에서 나오고 화평은 사랑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이 사랑이 있는 사회는 화평의 행복을 누립니다.

 

사랑’을 최고 진리로 믿고, 사랑을 실행하는 사람의 사랑으로 인하여, 가정이나 사회에 화평의 행복이 촉진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족보다 먼저 사회보다 먼저 사랑을 믿고, 사랑을 품고, 사랑을 행하는 그 사람 자신의 마음이 비상한 화평 중에 있음으로, 남이 헤아리지 못할 무상한 행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즉 내나 당신이 앞에 남아있는 시간에 우리 몸이 어떤 곳에 어떤 경우에 있던지,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화평에 이르도록 ‘사랑’을 믿고 행합니다…. (1933년 6월 1, 대전 감옥에서 써 보낸 편지)

 

 

 

 

 

도산 안창호 선생(1878.11.9.-1938.3.10.)은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의 의거와 관련되어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서울로 송환되어 4년의 실형을 받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대전형무소로 이송, 2년 6개월 간의 옥고를 치르다가 1935년 2월 10일 가출옥했다.

 

1937년 6월 동우회 사건으로 홍사단 동지들과 함께 다시 일본 경찰에 붙잡혀 수감 중, 같은 해 12월에 병으로 보석되었으나 이듬해 3월 10일 만 59년 4개월의 일기로 서거하였다.

 
기억의-터
대전형무소 기념 평화공원 기억의 터 전면 모습
 

이 글은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일부를 발췌해 온 글로, 수감 당시의 대전교도소의 상황과 신영복 선생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하게 해 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삼십칠 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신영복 선생(1941-2016)숙명여자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강사로 재직 중에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였다.

1988년에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하였고, 출소한 날 수감생활의 소회와 고뇌를 담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하였다.

 

수감 중에는 대전교도소 서도반에서 만당 성주표 선생과 정향 조병호 선생에게 정식 서예를 배웠으며 이후 어깨동무체라 불리는 서체를 창안하였다.

 

 

 

 

2022.11.06 - [하루] - 대전형무소 그 날의 기록, 어둠에서 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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