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별하였다. ', 작가와의 만남
한밭도서관 1층 로비에는 게시판이 있다. 많은 행사를 홍보하는 광고물이 많이 보인다.
10월 26일(수) 13:00에 호스피스의 날 기념행사가 있다는 홍보물이 붙어있다.
바로 한밭도서관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진행한다고 되어있다. 우
연히 본 홍보물을 보고 참석하게 되었다.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은 호스피스의 날이라고 한다.
충남대학교병원권역별호스피스센터 주관으로 기념행사가 열렸다.
힐링콘서트, 능인 스님의 강연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북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다.
2층 대강당 앞에 여러 가지가 진열되었다.
정면으로 '삶의 의미를 더하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탁자 위에 오른쪽에는 물병들이 있고, 왼쪽으로는 책들이 쌓여 있었다.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는 안내 표시가 있어서 1권을 집어 들었다.
▷ 책 제목 : 나는 사별하였다.
저자 : 이정숙, 권오균, 임규홍, 김민경
1장 사별 이야기
2장 사별 후 나타난 증상과 아픔
3장 치유와 회복
4장 부모와 사별한 자녀 돕기
5장 사별 선배의 도움
6장 사별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북 콘서트
4명의 저자 중에서 권오균, 김민경 님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저자와의 북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 책이 만들어진 과정 및 소개
권오균 님은 책이 만들어진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2019년 8월 6명이 함께 시작했는데, 중간에 개인 사정으로 2명이 빠졌다고 한다. 이런 내용의 책이 없어서 출판은 쉽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필을 끝내고 출판사 20곳 정도를 의뢰해 보았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어렵게 출판사를 찾아서 책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김민경 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라고 인사말로 소개했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분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것이 편치 않다고 한다.
2013년 봄꽃 필 무렵에 남편이 간암 판정을 받았다.
유난히 비가 많이 오던 시기, 8월 14일 남편이 저 세상으로 긴 여행을 떠났다.
남편과 사별한 지 10년이 흘렀다.
어렸던 두 아들은 대학생이 되었고, 군 복무 중이라고 했다.
별이 된 그대(사별하신 분들과의 소통)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행사 진행 전에 강당 양쪽 벽에는 게시판이 있었다.
옆에는 펜과 메모지가 놓였다.
그리고 메모지에 어려운 점이나 궁금한 것을 메모지에 적어서 벽에 붙이라고 했다.
메모지에 적힌 내용을 모아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메모지에 내용을 적고 벽에 붙였다.
질문과 답변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몇 개 적어본다.
▷질문과 답변
- 40대인 조카사위가 가족을 남기고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다.
조카딸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이 있을까?
김민경 님은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손을 잡아주며 마음으로 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힘내라, 산 사람은 살아야지 등 많은 말을 들었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 말을 덧붙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사별 후 느끼는 죄책감이 있다.
권오균 님은 아내가 저 세상으로 떠난 후, 내가 굳이 살아서 무엇을 하나라는 죄책감이 컸다고 한다.
해주지 못한 것, 병원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그렇지만 생명은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잘해주는 것에 대한 최댓값이 없다.
어떻게 하든 죄책감은 계속 있을 것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돌이킬 수 없다.
그러기보다는 저 세상으로 간 배우자는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라겠는가를 생각하면 사는 것이 필요하다.
살아있는 동안, 투병하는 동안 손을 더 잡아주고,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게 생각된다.
-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권오균 님은 사별 후 초기에 "시간이 약이다."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그것이 이해되었다고 한다.
여러 활동을 하면서 전보다는 무뎌지고 있다.
그동안 안 해본 일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호기심이 삶을 치유한다.
사별은 뇌에 화상을 입는 것과 같다.
잠 못 자는 괴로움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저 세상으로 갔지만, 세상을 잘 돌아가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현실로 돌아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간병이 길어지면 힘들어진다. 그렇지만 끝이 있는 일이다.
호스피스 관계자 분들이 내 상태와 관계없이 도와드려야 하는데, 의무감으로 인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거룩한 사명을 담당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상실을 경험한다. 그리고 사별할 것이다.
그러니 아픔과 고통도 따를 것이다.
그 고통도 삶의 과정이 아닐까.
이겨내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위로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 위로를 주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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