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읍과 남일면에 걸쳐있는 진악산 등산을 마친 후, 돌아 나오는 길에 동행한 친구의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들리자고 한다. 진악산광장을 출발하여 금산인삼시장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금산인삼시장, 심봉사도로케
그리 복잡한 거리는 아니지만, 자주 오가는 길이 아니다 보니, 가게를 쉽게 찾지 못했다. 친구가 지인에게 전화를 하니, 심봉사도로케라고 검색하면 금세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검색한 후 확인하니,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가게 앞을 지났는데, 가게 간판을 못 보고 지나친 것 같다.
지인의 가게는 넓은 도로, 약초대로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주문이 밀려 바쁜 시간인 것 같다. 친구는 지인의 가게에서 속이 꽉 찬 심봉사고로케 2세트를 구입했다.
친구와 지인은 오랜만에 만났지만, 주문받은 물량을 만들어야 해서 더 머무를 수 없는 상황으로 구입한 물건을 받은 후, 곧장 가게를 나섰다.
정보에 뒤진 사람이라 심봉사도로케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친구와 말을 나누는 가운데 고로케로 알고 있었는데, 도로케가 맞는 말인가 서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도로케가 틀린 말인가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심봉사와 도로케가 서로 무슨 관련이 있지?"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심봉사라는 말이 왜 붙었는지 의하하게 생각하며 돌아왔다. 참, 이해력과 순발력이 뒤진다는 것을 집에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도로케? 고로케? 심봉사까지
집에 도착한 후, 도로케 아니 고로케 검색해 봤다. 고로케는 크로켓의 일본식 발음이고, 일본의 코롯케는 프랑스의 크로켓이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변형된 음식이라고 한다.
본래 알고 있던 고로케가 틀린 것이 아니고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그 어원과 프랑스와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음식 고유의 특징이 변형되었음을 알게 됐다.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심봉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트 겉 덮개에 쓰여 있는 문구가 헛웃음을 치게 했다.
큰 글씨인 심사도로케 바로 아래 작은 글씨로 '맛이 좋아 심봉사도 눈뜬 집 수제 도넛·고로케'라고 적혀있지 않은가.
판소리 심청전에서 맹인잔치에 참석한 심봉사가 황후가 된 심청이를 다시 만나 딸을 보고싶은 마음에 눈이 번쩍 뜨게 됐다는 아야기가 나온다.
그때서야 심봉사도로케라는 말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이해를 했으니, 늦어도 한참 뒤의 일이 되고 말았다.
심봉사도로케, 심봉사가 도로 눈을 떴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고로케와 도넛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고로케를 맛있게 먹으면서, 혼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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