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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이 화려하다. 멀리서 봐도 눈에 뜨지만, 그 향기마저 진하게 전해지는 4월이다. 길을 걷다 보면, 생각지도 않게 마주하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 오늘은 으름나무 덩굴 꽃을 만났다.
우연한 만남, 으름나무 덩굴 꽃
아직은 벚꽃 세상이다. 간혹 예쁘게 핀 연분홍 복사꽃이 눈길을 끈다. 계족산으로 가는 길가 울타리에 으름나무 덩굴 무성하다.
작년에도 대청호를 걷다가 으름나무꽃을 만났었다. 그때는 꽃을 본 것이 아니라 은은한 향기때문에 발걸음을 멈춰 섰다.
꽃은 안 보인데, 향기가 어디서 나는 것일까. 울창한 나뭇잎 아래를 들쳐보니, 으름나무 덩굴에 꽃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작년과 달리 오늘은 길가 울타리를 덮고 있는 으름나무덩굴이 보였다. 덩굴에 작은 열매가 맺힌 듯 꽃봉오리들이 무수히 달려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서 꽃들을 만난다. 대부분 꽃잎을 열지 않은 모양새다. 속마음을 보여주려 서서히 꽃잎을 열기 시작한다.
따뜻한 봄날씨는 꽃잎을 열게 한다. 그리고 깊은 속까지 보여준다. 사람마음도 꽃과 비슷한 듯하다. 친절한 말에 따뜻한 격려에 닫혔던 마음을 연다.
그리고 때가 되면 꽃잎을 활짝 열듯 속마음을 스스로 꺼내 놓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주고 기다려줄 때, 가능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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