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역 유허비(貞民驛 遺墟碑)
전민동 엑스포아파트 근처에 태광산업중앙연구소 버스정류장이 있다. 그곳을 지나다가 우연하게 표지석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에 무슨 표지석을 세웠을까 궁금해서 들여다보았다.
2004년도에 세워진 정민역 유허비는 표지석을 말 등에 올려놓은 모습이다. 바로 옆에는 말 8마리가 힘차게 달려갈 태세를 하고 있는 듯하다.
정민역 유허비에 적혀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여기 유성구 전민동 아리고개는 옛 회덕현의 서북쪽 고갯길이다. 옛 기록에 전민동의 산소골에 정민역이 있었다고 한다. 전언에 의하면 17세기 후반에 그 아래로 옮겼다고 하였으니, 아리 고개의 골짜기가 바로 그 유허이다.
회덕읍지와 고지도 등의 의하면 정민역은 회덕현의 서쪽 10리에 있었고, 정민역의 뒤편에는 아리고개가 걸쳐 있었다. 좌우는 얕은 산으로 둘러싸였는데, 그 남쪽 아래에는 작은 방죽과 활 쏘는 사장터가 있었다. 더 아래에는 널따란 역벌(지금의 엑스포아파트)이 위치하고 있었다.
전통 시대의 역은 공무를 수행하는 관인의 여행을 돕고 공물을 운송하는 공공기관으로 대략 30리마다 설치되었다. 정민역은 고려시대에는 전공주도, 조선시대에는 옥천의 증약도와 청주의 율봉도에 차례로 속하였다. 그 규모는 말 8필과 역리 31명이 상주하는 작은 역이었다.
그러나 정민역은 고려와 조선의 1,000여 년의 역사에서 대전지방에 설치된 유일한 역으로서 우리 우리 고장의 교통문화의 요람이었다. 동으로는 옥천의 증약역을 거쳐 경상도로 연결되고, 서로는 공주 경천역을 거쳐 내포에 연결된다,
남으로는 연산의 평천역을 거쳐 전라도에 이어지고, 북으로는 문의의 덕유역을 거쳐 청주와 서울로 이어져서 삼남과 서울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이후 1905년 경부철도가 개통되면서 대전 교통문화의 중심은 현재의 대전역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아, 정민역의 전성기를 가고 없지만, 그 자취는 아직도 남겨져 있다. 적오산성의 암각문에 “적오산 시내 따라 방리에 꽃바람 불면 청류동에서 적오성까지 말을 맨 버들가지들이 줄을 이었구나”라 한 것을 보면 조선시대에 정민역을 오가던 인마의 행렬은 그 자취가 한 편의 한시로 남길 만한 것이었음을 알게 한다.
이 역사의 현장에 정민역 유허비를 세워 이곳이 우리 대전의 옛 교통문화의 중심이고 요람이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현재 전민동에서 탑립동으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전민육교를 지나야 한다. 그 지역에 아리고개가 들어있는 식당도 있다. 전민동과 탑립동을 넘는 야산에 있는 고개가 아리고개인 듯하다.
유성문화원에서는 전민동의 마을 유래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민동은 백제 때에는 우술군(雨述郡)에 속했으며, 신라 때는 비풍군에 속했다. 고려 초기에는 회덕현(懷德縣)에 속했다가, 1018년(고려 현종 9) 이후에는 공주부에 속했고, 조선시대 초기에는 회덕현에 속했다가 조선시대 말기인 1895년(고종 32)에는 회덕군 구즉면 지역이었다.
1914년 3월 1일 총독부령 제111호로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대전군 구즉면이 되었다. 1935년 1월 1일 총독부령 제112호로 대전읍이 대전부로 승격됨에 따라 대덕군에 편입되었고, 1989년 1월 1일 법률 제4049호로 대전시가 직할시로 승격됨에 따라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이 되었고, 다시 1995년 1월 1일 법률 제4789호로 직할시가 광역시로 개칭됨에 따라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이 되었다.
행정동으로서의 전민동은 전민동, 문지동, 원촌동의 3개 법정동을 관할하고 있다.
전민동의 본래 이름은 정민(貞民)이었다. 옛날 이곳에는 ‘곧은 백성들이 사는 마을’이란 뜻을 지닌 정민역(貞民驛)이 있어, 그 역은 삼남에서 서울을 오가는 교차로 역할을 했다. 1914년 정민이 변하여 전민으로 부른 것은 정민역이 없어지고, 아마도 주민들이 이곳에다 밭을 일궈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곳에는 역벌을 비롯하여 산소등, 사장터, 감남골, 아랫말, 전촌 등의 마을이 있었다.(출처 : 유성문화원)
현재 전민동은 대전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다. 그렇지만, 정민역유허비를 살펴본 후 전민동 지역이 옛날 교통의 중심지였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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