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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국산 물망초 봄의 전령사, 꽃마리

by 명천 2024.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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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세상이다. 벚꽃과 조팝나무꽃이 화려하게 공원을 장식했다. 예쁜 꽃 나무 앞에서 서서 멋진 한장의 추억을 담아간다. 그에 못지 않게 예쁘기는 하지만, 그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할 수 없는 꽃이 있다. 토종 물망초라 불리는 들꽃, 꽃마리이다.

Korean-foeget-me-not, 토종 물망초

작아도 너무 작다. 크기가 2mm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눈에 띌리가 없다. 색깔도 그리 화려하지 않아 눈길을 끌지도 못한다.

 

맨눈으로 들여다 봐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만큼 작으니, 지나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하지 않았는가.

 

꽃마리
꽃마리1
꽃마리
꽃마리2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찾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공원 산책로 주변에 꽃마리 꽃을 많이 만났다. 여기 저기 무더기로 모여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에 자연스레 미소를 짓는다.

 

어제도 만났고 그 이전에도 봤지만, 만날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다. 걷다가 꽃마리 꽃이 핀 곳이면, 발걸음 멈추고 들여다 본다. 볼수록 예뻐 보인다.

 

박진규 시인은 꽃마리를 보고 한편의 시로 옮겼다. 자세히 살펴보고 오래 본 사람만이느낄 수 있는 것들이 구절구절마다 깊이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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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
꽃마리3
꽃마리
꽃마리4

 

'꽃마리처럼'/ 박진규

 

꽃마리라 하였구나

세상에 너처럼 작은 꽃은 난생처음 본다

오래 전 스친 병아리 눈빛만 하달까

작아도 연파랑 꽃잎은 어김없이 다섯 장

꽃마다 한가운데에

가만 점도 하나씩 딱 찍혔다

사는 일이 잘 안 풀려

땅바닥만 쳐다보고 다니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만 같다

세상에 이렇게 작게 피어나

응달진 돌 틈을 담당하고 있었구나

 

꽃마리
꽃마리5
꽃마리
꽃마리6

 

꽃마리

- 서식지 : 들, 밭둑, 길가

- 꽃색깔 : 연한 하늘색

- 개화시기: 4∼7월

- 꽃말 : 나를 잊지 마세요

- 다른 이름 : 꽃말이, 잣냉이라고도 불리는 봄꽃

- 영어 이름 : Korean-foeget-me-not(한국산 물망초)

 

꽃마리, 꽃말이라는 이름은 꽃대가 말려 있다가 펴지면서 꽃이 피기 때문에 꽃이 피는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세상에 너처럼 작은 꽃은 난생처음 본다. 오래 전 스친 병마리 눈빛만 하다. 시인은 꽃마리를 너무나 정확하게 묘사했다.

 

오늘도 공원 산책로에 땅바닥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간다. 사는 일이 잘 안 풀려서가 아니다. 작아도 너무 작은 꽃마리 꽃과 눈을 마주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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