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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해 묵호의 속살을 들쳐보다, 등대오름길

by 명천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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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등대 가는 길

 

묵호등대전망대로 가는 길은 네 갈래가 있다.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 그리고 맨 오른쪽에 등대오름길이다. 어느길이든, 묵호의 진한 옛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골목길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논골1길 골목을 내려서고 등대오름길을 올라서며 감추어진 묵호의 속살을 살며시 들쳐본다.

 

묵호의 속살을 감추고 있는 골목길, 안묵호

묵호통신Ⅰ 여기는 안묵호입니다!

바깥 묵호가 아닌, 안강릉도 없고, 안삼척도 없지만 묵호에는 묵호의 속살을 감추고 있는 안묵호가 있습니다.

 

1960∼70년대 묵호는 온갖 해산물들이 곧 돈이 되었던 그야말로 ‘희망의 땅’이었지..

 

묵호에 맨손으로 가도 당장 배곯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희망을 찾아 사람들이 묵호에 모이기 시작한 덕에 작은 바닷가 마을 묵호는 늘 북적북적 했었다....

 

논골상회
논골상회 골목
논골길-골목
논골1길 골목

 

묵호동의 이야기

묵호(墨湖)라는 지명은 강릉 부사 이유응이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말기, 오이진에 큰 수해가 나자 이유응이 현장을 사찰한 후, 마을 주민들과 촌장을 만났다.

 

이유응이 이 포구에 검은 새와 바위가 많아서 그런지 포구가 유난히 검다고 하자, 촌장은 그것이 이 마을을 오진, 오이진(烏耳津)이라 부르는 까닭이라고 하였다.

 

이유응은 이웃마을의 이름을 물었다. 촌장은 청주한씨들이 많이 산다고 하여 발한(發韓)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이에 이유응은 옛 기록에 있는 ‘문한과 필묵(붓과 먹으로 글을 쓰거나 짓는다)’이라는 말을 이용해 발한(發韓)을 발한(發翰, 선비들이 많이 나기를 기원함)으로 고쳐주고, 오진에는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멋진 경치를 보며 좋은 글씨를 쓰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의 ‘묵호(墨湖)’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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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골-카페
논골 카페

 

묵호는 ‘유행의 첨단도시’, ‘술과 바람의 도시’ 동해안 제1의 무역항으로 석탄과 시멘트를 실어 나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화주와 선원, 지역 주민들이 한데 엉켜 요정과 백화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행의 첨단도시가 되었고 또한 예부터 명태, 오징어 등의 어획량이 풍부한 전통적인 어촌 도시였다.

 

하지만, 1983년경 동해항이 성장함에 따라 묵호 쇠퇴기가 시작되었고, 더불어 명태의 어획량까지 감소했다. 명태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요즘은 부산에서 냉동 원양어를 사 오게 되었다.

 

등대
묵호 등대

 

등대오름길의 가장 꼭대기, 묵호등대

- 동해시 해맞이길 289

논골담길과 등대오름길의 가장 꼭대기에서 드넓은 동해 바다와 아름다운 동해시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낮엔 푸르른 바다를, 밤엔 아름다운 빛이 가득한 야경을, 아침엔 눈부신 해돋이를 보며 묵호등대를 즐길 수 있다.

 

묵호등대 해양문화공간 개방시간

하절기(4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3월) 09:00∼18:00

 

 

너무 이른 아침, 아직 등대문은 잠겼다. 등대 아래 언덕에 자리 잡은 카페도 문을 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할 듯하다. 주인도 손님도 없는 시간에 카페 야외 빈 의자에 잠시 앉아 동해 아침 바다를 내려다본다. 

 

바다
카페에서 내려다 본 해랑전망대
카페
카페 야외 의자
바다
묵호항 앞바다

 

묵호항은 1941년 8월 11일 개항하여 무연탄 중심의 무역항 역할과 어항으로 발전해 왔으며, 묵호등대는 1963년 6월 8일 건립되어 처음으로 불빛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해발고도 93m에 자리 잡은 묵호등대는 백원형 철근콘크리트조(높이 26m) 7층형 구조로 등대 기능을 강화하고 동해바다 백두대간의 두타산과 청옥산 그리고 동해시를 조망할 수 있는 등대전망대, 해양문화전시물, 파고라 등 편의시설을 갖춘 해양문화 공간을 2007년 12월에 조성하였다.

특히 묵호등대 해양문화공간에는 1968년 정소영 감독 작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주요 촬영지를 기념하기 위해 2003년 5월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졌다.

 

묵호등대는 묵호항 주변 해얀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동해 연안 항해선박과 묵호항을 찾는 선박들의 안전한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등명기를 2003년 10월에 설치하여 약 48㎞(30마일)에서도 등대 식별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등대오름길
등대오름길
풍차
풍차가 있는 등대오름길

 

야외 카페에서 잠시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등대 아래 좁은 길을 지나, 주차장에서 왼쪽 골목길로 내려섰다.

 

그 중간쯤에 예쁜 풍차가 서 있다. 골목길을 내려서서 풍차를 정면에서 바라보니, 해파랑길 34코스 표지판이 붙어 있다.

 

등대오름길
등대오름길
상속자-촬영지
상속자들 촬영지, 주황색 지붕집

 

풍차가 서 있는 등대오름길은 삼거리 갈림길이다. 갈림길에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보인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 촬영지

2013년 방영된 SBS일일드라마 '상속자들'의 주인공 '은상'이 어머니와 도망쳐 나와 살게 된 집을 촬영한 곳으로 등대오름길과 어우러진 동해바다의 멋진 풍경이 잘 표현되었다.

 

상속자들 촬영지에 나오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외부인들이 와서 집을 팔라고 한단다. 현재 집을 헐어내고 더 멋진 집을 지으려나 보다.

카페
야외 카페 공간

 

등대오름길에서 바람개비와 풍차를 만날 수 있다.

등대 바로 아래에 있는 카페에서 확 트인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셔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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