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소제동당산제 봉행
대전역 동광장에서 소제동을 연결한 다리, 동서교이다.
동서교 아래 대동천을 걷고 있는 중이다.
해가 진 후, 대동천변 산책길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대동천에 환하게 불빛 비추고 있는 다리, 철갑교가 보인다.
철갑교 위로 소제동당산제 봉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주변은 이미 어두워져서 현수막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
▷ 2023년 소제동당산제 봉행
- 일시 : 2023. 2. 4.(토) 18:30
- 장소 : 철갑교
철갑교 천변 옆에 사람들 많이 보인다.
위로 올라가 보니, 이미 당산제를 시작했다.
지하여장군, 천하대장군, 국태민안(國泰民安), 동민화합(洞民和合), 일신기덕(日新基德) 등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문구가 차례롤 걸려있다.
천하대장군이라고 쓴 현수막 앞에 '소제동 장승의 유래'에 관한 자세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오른쪽 나무 옆으로 장승 두 개가 작아 보인다.
뒤를 돌아다보니, 흩어져 있는 전깃줄 사이로 정월대보름달 환하게 떠올랐다.
꽉 찬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제동당산제가 봉행되고 있다.
▶ 소제동 장승의 유래
소제동에서는 노인회를 주축으로 매년 정원 14일 저녁, 동의 안녕과 동민의 복을 비는 거리제를 지낸다.
이 제는 우암 송시열이 소제동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보문산의 형상이 보기 흉하다 하여,흉한 것을 없애고, 마을의 잦은 질병과 재앙을 막기 위해 장승을 세우라고 일러준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본래 여장승은 남장승과 250~350m를 사이에 두고 성남동으로 통하는 길가에 있었으나, 통행에 불편을 준다 하여 지금의 위치로 옮기게 되었다.
두 장승 모두 선돌형 장승으로 남장승은 직사각형의 반듯한 돌의 정면에 검은색으로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이라 썼다.
그리고 여장승을 옆으로 옮기기 전에는 그 앞에 시멘트로 제단을 만들어 놓고 큰 못 다섯 개를 거꾸로 박아 놓았었는데, 이는 제를 지낼 때 촛불을 꽂아 놓는 동시에 잡귀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남장승의 키기는 110㎝가량 된다.
여장승 역시 사각형의 길쭉한 선돌이나, 각 모서리가 깎여 있다. 정면에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이라 쓰고 그 앞에 제단을 만들어 놓았으나, 현재의 자리로 옮겨 오면서 제단을 없애고 화단처럼 주위를 돌로 둘러쳐 놓았다.
원래 여장승은 지금의 크기(80㎝) 보다 훨씬 길쭉하였으냐(155㎝), 지금의 위치로 옮겨 세울 때, 윗부분이 부러져서 지금과 같이 작아졌다.
소제동당산제를 뒤로하고, 철갑교를 건넜다.
철갑교 다리 옆으로는 길게 노래 가사 적혀있다.
너무나 익숙하게 불려졌던 노래, '대전 부르스' 가사이다.
어두워질수록 노래 가사 선명하게 빛나 보인다.
잃어버린 시간 여행 철갑교에서 '대전 부르스'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되돌려본다.
대전부르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기적소리 슬피 우는 눈물의 플랫폼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발 영시 오십 분
영원히 변치 말자 맹세했건만 눈물로 헤어지는 쓰라린 심정 아아 보슬비에 젖어 우는 목포행 완행열차
1950년대 대전역에는 자정이 넘어가는 시각에 목포롤 가는 대전발 0시 50분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느 날 대합실에서 일을 마친 열차 승무원은 플랫폼에서 애절하게 서로를 바라보던 청춘남녀를 발견했다.
남자혼자 목포로 떠나는 열차에 올라탔고, 배웅하던 여자는 비를 맞으며 한참을 서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열차 승무원은 이 장면을 회상하며 노래 가사를 써 내려갔는데, 그 곡이 바로 대전부르스이다.
그때 근무하던 승무원은 대전 부르스를 작사한 최치수이다.
작곡가는 김부해이며, 대전부르스를 처음으로 불렀던 원곡가수는 안정애로 이별의 아픔을 애절한 가락으로 잘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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